며칠전 시애틀 매리너스의 중견수 프랭클린 구티에레즈의 골드 글러브 수상 실패에 대해서 비난한 ESPN의 롭 네이어가 현재 골드 글러브 수상제도의 문제점을 다시 지적했습니다.
롭 네이어는 골드 글러브를 주관하는 스포츠용품 제조업체인 롤링스사에 문의해서 골드 글러브 투표방식에 대해서 정확히 알려달라고 문의했습니다. 네이어의 질문에 대해서 롤링스사는 다음과 같은 골드 글러브 투표방식의 가이드라인을 밝혔습니다.
◆ 골드 글러브 투표방식.
- 각 팀의 감독과 6명의 코치들이 투표한다.
- 감독과 코치들은 소속팀의 선수들에게 투표할 수 없다.
- 감독과 코치들은 소속리그의 선수들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
※ 한 팀에 7명, AL 14팀, 총 98명, NL은 17팀, 총 112명이 골드 글러브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표자들이 자신의 소속팀 선수에게는 투표할 수 없기 때문에 AL은 최대 91명, NL은 105명이 만장일치가 됩니다.
- 투표자들은 9포지션(외야수 3명)에서 단 9명의 선수들에게만 투표한다.
네이어는 투표자들이 9개의 포지션별로 단 한 선수에게만 투표하는 방식이 골드 글러브의 문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매년 이해하기 어려운 골드 글러브 수상자가 발표되는 원인이 투표자들이 각 포지션별로 한 명의 선수에게만 투표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네이어는 1999년 1루수로 28경기에만 출전한 라파엘 팔메이로에게 투표한 사람들을 저능아나 멍청이라고 비판하며 팔메이로가 1루수 골드 글러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999년의 투표자들 중, 10% 정도는 멍청이(팔메이로에게 투표한)들이었다. 나머지 90%정도의 투표자들은 12명에서 15명의 1루수 후보자들에게 분산투표 했다. 멍청이들이 투표한 10%가 1루수 골드 글러버를 결정했고 이러한 결과는 미친 짓이다.”
네이어는 현재 골드 글러브 투표방식은 잘못된 것이며 투표자들은 각 포지션별로 수비력이 뛰어난 5명의 선수에게 차등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투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위 6점에서 5위 1점을 얻는 방식의 투표로 바뀌어야만 합리적인 투표가 된다는 것입니다.
네이어는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롤링스사와 골드 글러브 투표과정을 신뢰하지 않는 다고 주장했습니다. 네이어는 한발 더 나아가 현재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감독과 코치들이 아닌 미국기자협회의 기자들이 투표를 한다면 보다 실제적으로 뛰어난 수비능력을 가진 선수들을 골드 글러버로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네이어가 제안한 투표방식은 실제로 미국야구기자협회의 기자(AL 28명, NL 32명)들이 참여하는 정규시즌 MVP, 사이영상, 신인상 투표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미 오랜 전통을 쌓은 골드글러브 선정 투표자들이 감독, 코치에서 기자들로 바뀌어야 한다는 네이어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미 기자들은 MVP를 비롯한 메이저리그의 주요한 세가지상 의 투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선수와 접하고 있는 감독과 코치들의 견해는 기자들 이상으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는 현재 방식인 현장책임자들의 몫으로 두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러나 네이어가 제안한 새로운 투표제도는 야구팬이나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일반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현재의 투표방식이 골드 글러브가 가지고 있는 권위와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부조리하다는 점은 명백합니다. 앞으로 골드 글러브의 투표방식이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네이어의 주장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