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동원훈련을 자대에서 받았어요!

ssowhat's view 2009. 4. 28. 17:31 Posted by 쏘왓의 야구블로그




예비군 동원 훈련이 빡 세어 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 봤습니다만, 저한테는 먼 나라이야기로 들립니다.

십여년전 제가 동원훈련 받았을때는 그야말로 당당당 당나라 예비군이었기 때문이죠.

아마 대한민국 예비군중에서 저처럼 편하게 동원 훈련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 동원훈련부터 남달랐습니다. 저의 1년차 동원훈련 이야기입니다..

강원도에서 현역 재대하고 나서 한참 독서실을 다니고 있을때 였습니다. 재대하고 나서 왠 독서실?
음 제대하고 나서 군기 든척 하는라고 공부좀 했었습니다.

독서실에서 열공(?)한 이후 저녘에 집에 도착해보니 예비군 동원 통지서가 왔다네요..

1년차 동원훈련이라 예비군의 정체성(?)에 대해서 잘 몰랐었던 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촌스러운 짓이었지만 나름 정성스럽게 군복도 살짝 다려 입고 서울 강동구의 예비군 집결장소로 갔습니다.. 

     

                이렇게 좋은 버스는 아니었다는       

"예비군 여러부은~~ 버스에 승차하세요~~"

대형 버스에 타라고 하더군요.. 으따 멀기도 하다.. 버스는 강원도 춘천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어잉 이상하다.. 낯익은 건물과 낯익은 산야가 자꾸 눈에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한디.. 이거..

아니나 다를까.. 제가 탄 버스가 도착한 부대는 제가 재대한 부대.. 즉 자대였습니다..

저는 2중대인데 제가 배속된 중대는 3중대였습니다. 제대 1년차 동원훈련이니까 2중대가 아니어도 3중대 일병과 이병은 저와 안면이 있기 때문에, 3중대 조교들이 저를 알아 보았습니다. 조금 있다 3중대 인사주임이 저를 불러 내고는.. 웃으면서 "니네 중대로 가라" 고 하더군요. 3중대 조교들이 인사주임한테 2중대에서 제대한 모병장이 입소했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충 물품 챙긴담에 소대 동원예비군 동기들한테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집에 가야 겠네요. 수고들하세요."

"집에 가요? 어떻게 가요?"

"저 아저씨 집에 간대.."

"나도 같이가요!"

저와 같은 소대에 배속된 예비군 아저씨들은 집에 간다며 내무반을 나가는 저의 뒷머리에 대고 한마디씩 내뱉었습니다.

저는 3중대를 나와서 2중대로 갔습니다.

2중대에도 예비군이 바글바글했습니다..

2중대 행정반으로 들어가서 중대장과 인사계한테 인사를 했습니다..

"충성~~~ 안녕하세요"

"으잉... 어떻게 된거야?"

"히히 저도 모르겠습니다. 자대로 동원훈련 왔네요. 3중대에 배속됐는데 3중대 인사계님이 2중대로 가라고 해서 왔습니다.

"ㅋㅋ 이놈 황당한 놈이네.. 알았다.. "

행정반에서 나와서 소대 내무반으로 들어가니 예비군들이 바글바글하니 너나할것없이 떠들어 내서 중대 직속 쫄따구 였던 조교가 정신없어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이 박일병!"

"아니 이병장님! 어떻게 된거에요." 이젠 박병장이 된 쫄따구가 놀래서 저를 쳐다 보더군요.

"제대 취소되었어.. ㅋㅋ"

"동원을 일루 들어온거에요?"

"응 3중대로.. 3중대 인사계가 니네 중대로 가라더라."

"ㅋㅋㅋ 골때립니다용.. 말뚝 박으라는 거 아니에요?"

         

                 저는 동원훈련받을때 한번도 교통비를 지급받은적이 없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예비군들 교통비 모아서 조교들 빵사먹으라고 주었기 때문이죠


2박 3일간의 동원 훈련동안 예비군 1년차 로써 제가 한게 모가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솔직히 민망하쟎아요. 얼마전까지 제 후임이었던 조교들이 어찌 하늘같은 고참을 훈육할수 있습니까?

사격 훈련가면 저는  말년 병장이 된 후임들과 PX로 가서 농담 따먹기를 했었고, 예비군들 식사하러 갈때는 얼굴 첨보는 일이등병 후임들이 가져다 준 말년 병장용 식판을 받아서 내무반에서 함께 먹었습니다. 

심심하다 싶으면 자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아는 얼굴들과 인사하고, 저녘에는 말년 병장이 된 후임들과 소주 마시고, 잠도 예비군들과 소대 내무반에서 자지 않고 편하게 널찍한 현역들이 취침하는 내무반에서... 취침했습니다...

퇴소하는 날 행정반에 들러서 중대장, 인사계한테 인사를 하고는 중대밖에 서있던 후임들과 인사를 하고 한참 걸어가다 뒤돌아 보니, 말년병장 몇명이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손 몇번 흔들어주고 걸어가면서 일년전 제대하던 날의 감정을 다시한번 느꼈습니다..

지지고 볶아 대던 군대..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인생에서 좋았던 시절중의 한 때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동의하시는 분들은 추천 꾸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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