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 왜곡기사가 심각하다. 추신수는 오늘자 일요신문의 ‘추신수 일기’에서 자신과 인터뷰한 한국기자가 자신의 인터뷰를 왜곡해서 기사를 썼으며 자신의 의도가 다르게 한국의 야구팬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추신수의 인터뷰를 왜곡해서 쓴 기사 제목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 이치로 넘겠다”이다. 문제의 기자가 무슨 생각으로 추신수의 인터뷰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사는 한국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다수의 국내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시즌 초반 추신수가 ‘이주일의 선수’로 선정되는등 공수에서 맹활약하자 국내 포털사이트에 추신수 관련기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추신수에 관한 기사 상당수는 미국 언론의 기사를 참고해서 쓰여진다. 그러나 적지 않은 비중의 기사가 원문기사를 충실하게 인용하지 않고, 한국야구팬의 시선을 끌수 있도록 재가공되고 있다. 추신수의 인터뷰를 왜곡했다는 기자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원문 기사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는 추신수관련 기사를 바탕으로, 다른 언론사에서 원문기사 확인도 없이 기사를 베껴 쓰는 경우역시 비일비재하다.
국내 모 스포츠 신문사의 추신수 '특별연재기사’는 원문기사의 본래 취지를 벗어난 수준 이상으로 수상하다. mlb.com 소속 인디언스 담당기자로 1년 내내 인디언스 팀을 커버하고 있다는 앤서니 카스트로빈스 기자의 ‘앤서니 기자의 추신수 스토리’는 볼 때마다 의혹이 커진다. 올해 3월 10일자 '추신수 스토리' 기사의 첫머리에는 앤서니 기자가 추신수 스토리를 매주 쓸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동안 앤서니 기자는 무려 4개의 기사를 한국에 송고했다.
앤서니 기자의 가장 최근의 기사 ‘작년 MVP 마우어도 못당한 추신수의 끼’의 내용은 CBSSPORTS.COM의 야구칼럼니스트 스캇 밀러의 기사 Choo's under-the-radar status may be thing of past 를 토대로 재가공 한 것으로 판단된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를 다룬 기사를 썼을 리는 만무하므로 앤써니 기자가 스캇 밀러의 기사를 도용했거나, 혹은 스캇 밀러가 앤서니 기자의 기사를 도용했거나 둘 중 하나로 보인다. 밀러의 기사는 4월 30일자이고, 앤서니 기자의 기사는 5월 2일자이다.
수년전,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담당 기자 라일 스펜서의 칼럼이 국내 포털 사이트에 소개되었었다. 라일 스펜서는 앤서니처럼 한주에 4개씩 기사를 쓰지 않았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그의 칼럼은 언제나 정성이 가득했다. 또한 그의 칼럼은 라일 스펜서 자신이 쓴 글이 틀림없었다. 한국어 기사 하단에는 언제나 영어원문이 첨부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일본야구 칼럼을 제공하고 있는 키무라의 기사역시 하단에는 일본어 원문이 첨부되고 있다. 앤서니 기자가 직접 한국으로 송고한 기사라면 해당 신문사는 반드시 원문을 기재해야한다. 앤서니 기자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기사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추가 : 지금 확인해보니 일요신문의 추신수 일기가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일제히 삭제되었다. 기사가 노출된지 몇시간 되지 않았는데 모두 삭제 된 것이다. 어찐 된 것일까? 일요 신문과 왜곡기사를 쓴 언론사간에 모종의 협의가 오고 간 것일까? 야구팬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동안 일요신문을 믿고 매주 정성담긴 글을 송고했었던 추신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