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3차전 MVP. 앤디 페티트의 기적같은 부활

메이저리그 2009. 11. 1. 23:11 Posted by 쏘왓의 야구블로그

 [쏘왓의 야구블로그]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벌어진 2009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뉴욕 양키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8대 5로 역전승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습니다. 역대 포스트 시즌 시리즈에서 1승 1패에서 2승 1패를 기록한 팀의 시리즈 우승 확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비전 시리즈

27-6

챔피언쉽 시리즈

43-17

월드 시리즈

55-26

포스트 시즌 총계

127-49


월드 시리즈에서 2승 1패를 선점한 팀은 55번 우승하고 26번은 우승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승확률은 72.4%에 이를 정도로 높습니다. 반대로 1승 2패로 몰린 필리스의 우승 확률은 27.6%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3차전의 양키스 승리의 주역은 역대 포스트 시즌 최다인 16승의 주인공 앤디 페티트였습니다. 페티트는 2회말까지 제구력 난조로 51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홈런 포함 4안타와 2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3대 0으로 필리스 타자들에게 난타당하며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강판당할 것처럼 보였으나, 거짓말같이 위기에서 재기하며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포스트 시즌 1승을 추가했습니다.


모든 것이 필리스에서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시티즌스 뱅크 파크 구장에 내린 비로 인해 1시간 이상 늦게 시작된 3차전에서 필리스의 선발 콜 하멜스는 3회까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몸 맞추는 공을 허용한 것을 제외한 양키스 타자 9명을 삼자범퇴 시키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보였습니다. 반면에 앤디 페티트는 경기 초반부터 휘청거렸습니다.


2회말 필리스는 앤디 페티트를 낭떠러지 끝까지 몰고 갈 뻔 했습니다. 선두 5번 타자 제이슨 워쓰가 페티트의 82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끌어댕겨 좌월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선취점을 기록하고, 6번타자 이바네즈의 삼진에 이어 7번 페드로 펠리즈의 우월 2루타, 8번 카를로스 루이즈는 쓰리볼 노 스트라이크로 제구력 난조를 보인 페티트에게 볼넷을 얻어내며 1사. 1.2루 상황. 9번 투수 콜 하멜스는 3루쪽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습니다. 페티트와 포수 포사다가 서로 우물쭈물하며 타구를 서로 미루다가 내야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만루위기에 처합니다.


1사 만루에 등장한 1번 지미 롤린스를 맞아 페티트는 쓰리볼 노 스트라이크에서 5구만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자멸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필리스 팬들은 손에 쥔 흰색 타올을 점점 더 힘차게 돌리며 페티트를 압박했습니다.  다음 타자는 2차전까지 포스트 시즌 타율 341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던 셰인 빅토리노. 빅토리노는 3대0으로 달아나는 좌월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기록상 제 몫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견해로는 2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빅토리노가 자멸하기 일보직전의 페티트에게 기사회생의 기회를 주었으며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봅니다. 페티트는 콜 하멜스의 내야안타와 지미 롤린스에게 허용한 볼넷으로 인해서 평정심을 잃은 상황이었으며 제구력이 극히 불안했었습니다. 빅토리노에게 던진 첫 2개의 공은 포사다가 블로킹으로 막아내야 할 정도로 낮게 떨어지는 공이었으나 빅토리노는 성급하게 2번의 헛스윙으로 볼 카운트가 몰리게 됩니다. 빅토리노는 페티트의 3구를 좌월 희생플라이로 연결해 타점을 기록했지만, 빅토리노는 스스로 좌초하고 있었던 페티트를 도와준 셈이 되었습니다. 빅토리노의 타석당 피치수는 3.51개로 이번 시즌 NL의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76명중에서 67위이며 6년 통산 3.54개일 정도로 타석에서 참을성이 없는 타자입니다. 이날 필리스의 패전 원인이 빅토리노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날 페티트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은 빅토리노의 성급함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빅토리노가 포사다가 블로킹으로 막은 첫 2개의 공에 스윙하지 않고 페티트와의 승부를 길게 끌고 갔었다면 이날 경기의 승자는 바뀌었을수도 있었습니다. 페티트는 2회말까지 투구수 51개를 기록했지만 빅토리노의 성급함에 힘입어 지라디 감독의 투수교체 한계점 바로 앞에서 2회말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3회 초까지 순조로운 피칭을 보여주었던 콜 하멜스는 타선이 한바퀴 돈 4회 초부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3번 텍세이라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이후 4번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WS 최초의 비디오 판독으로 결정된 우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5회 초에는 1아웃만을 잡은 채 6명의 타자를 상대로 3실점하며 강판 당했습니다. 이번 정규시즌, 경기중 두 번 째와 세 번째 상대하는 타자들한테 높은 피안타율을 기록했었던 콜 하멜스는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타자들과 두번째 승부가 시작되는 4회부터 속절없이 난타당하고 말았습니다. 

타자

투수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1번째 상대타자

하멜스

228

270

388

658

페티트

244

326

380

706

2번째 상대타자

하멜스

276

317

457

774

페티트

276

340

416

757

3번째 상대타자

하멜스

346

384

521

906

페티트

251

306

372

678


4회 초까지 투구수 49개를 기록한 하멜스는 5회 초 69개의 공을 던진 후 강판되었습니다. 정규 시즌 투구수에 따른 난타현상이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되풀이 된 것입니다. 반면 앤디 페티트는 정규시즌에 보여주었던 피칭 기록이 이날 경기에서도 연속되었습니다. 2회까지 51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페티트는 3회부터 6회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투구수

투수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1 ~ 25

하멜스

243

278

424

702

페티트

235

326

366

692

26 ~ 50

하멜스

236

284

349

632

페티트

269

333

407

740

51 ~ 75

하멜스

328

354

552

906

페티트

260

318

403

721

76 ~ 100

하멜스

300

354

447

800

페티트

262

335

369

704


이날 선발투수 대결은 초반 하멜스의 여유있는 완승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페티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페티트는 6회 제이슨 워쓰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삼자범퇴시키며 승리투수의 자격을 갖추고 6대 4상황에서 조바 챔벌레인에게 마운드를 넘겼습니다. 그동안 부진했었던 양키스 타선은 2번 쟈니 데이먼이 2타점, 4번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투런 홈런으로 2타점, 7번 닉 스위셔가 홈런포함 1타점 2안타로 살아났고, 8회초 대타로 등장한 히데키 마쓰이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8대 4로 점수차를 벌리며, 필리스의 추격의지를 꺽어 버렸습니다. 9회말 필리스는 루이즈의 솔로 홈런으로 8대 5로 점수를 좁혔지만 양키스는 곧바로 마리아노 리베라를 투입시켰고 리베라는 2명의 타자를 잡아내며 경기를 종료시켰습니다.


페티트는 경기가 끝난 이후 ESPN 인터뷰에서 “17번의 포스트 시즌 승리중에서 오늘 경기에서처럼 고전하다가 승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를 본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페티트가 일찌감치 강판될 것이고 필리스가 손쉽게 3차전의 승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페티트는 2회말 이후 침착하게 피칭을 이어나갔고 포스트 시즌 첫 타점까지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포사다는 페티트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답변했습니다.

“경험때문입니다. 페티트는 모든 종류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키스 캡틴 데릭 지터 또한 포사다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페티트는 이미 과거에 그러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에서 처음 던진 것이 아니고 처음 승리한 것도 아닙니다. 월드시리즈 원정경기가 처음도 아니구요. 페티트는 야구팬들이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또 성공적이었습니다. 페티트는 그러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


만약 월드시리즈가 양키스의 우승으로 귀결된다면, 3차전 2회말의 위기에서 기적처럼 부활하며 승리투수가 된 앤디 페티트가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 것 같습니다. WS 3차전의 MVP는 제국 양키스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월드시리즈 주도권을 양키스에게 안겨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청부사 앤디 페티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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