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가 월드 시리즈 6차전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7대 3으로 제압하며 새로 개장한 뉴 양키 스타디움에서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일본인 강타자 히데키 마쓰이에 의한, 마쓰이를 위한 월드 시리즈 6차전이었다. 마쓰이는 2회말 필리스의 선발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로부터 선제 투런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3회말과 5회말에 각각 2타점을 추가하며, 역대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타이인 6타점의 가공할만한 맹타를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MVP에 올랐다.
통산 219승 포스트 시즌 6승의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통산 229승, 포스트 시즌 최다승의 앤디 페티트가 맞붙은 선발투수 대결은 초반 마르티네스가 양키스 타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으며 페티트의 우위로 전개되었다.
페티트는 2회초까지 24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필리스 타자를 손쉽게 막아냈지만 페드로는 2회말부터 난조를 보였다. 선두 4번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 5번타자 히데키 마쓰이와의 대결이 문제였다. 시리즈 2차전에서 마르티네스에게 결승홈런을 빼앗은 마쓰이는 마르티네스와 풀 카운트에서 7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통타하여 우익펜스를 훌쩍 넘어 2층 관중석에 떨어지는 홈런을 터트렸다.
3회초 필리스는 9번타자 카를로스 루이스의 3루타에 이은 1번 지미 롤린스의 희생플라이로 2대 1로 추격했으나, 양키스는 3회말에 2점을 추가하며 4대 1로 달아났다. 데릭 지터, 쟈니 데이먼, 마크 텍세이라가 만루를 채운 상황에서 마르티네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마쓰이가 또 다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고질라가 외계인의 아버지가 되는 순간이었다. 마쓰이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맞아 4타수 4안타 1볼넷,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마르티네스는 4이닝, 4실점, 3안타, 5삼진을 기록하고 강판되었다. 마르티네스가 이날 경기에서 허용한 4실점과 3안타중, 2안타와 4타점을 마쓰이가 기록했다.
양키스 타자들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5회말 데릭 지터의 선두 2루타에 이어 마크 텍세이라의 중전안타로 5대 1로 점수를 벌린 1사 1.2루 상황에서 등장한 히데키 마쓰이는 구원투수 JA 햅의 4구를 통타, 우중간 펜스를 맞추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월드시리즈 최종경기에서 6타점을 기록했다. 필리스의 월드 시리즈 도전이 끝났음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시리즈 3차전의 승리투수인 앤디 페티트는 6회 라이언 하워드에게 투런 홈런, 이바네즈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구원투수 조바 체임벌린으로 교체되었다. 페티트는 5.2이닝동안 3실점하며 선발투수로 제 몫을 다했다. 체임벌린은 후속타자 페드로 펠리즈는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필리스의 박찬호도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6회말 1사 1루상황에서 JA 햅의 뒤를 이어 등판한 박찬호는 1번타자 데릭 지터를 1루수 땅볼로 아웃시키고, 2번타자 제리 휴스턴 쥬니어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7회말에도 등판한 박찬호는 선두타자 텍세이라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로드리게스에게 유격수앞 안타를 허용한 이후 좌완 스캇 에어로 교체되었다. 스캇 에어는 후속타자들을 범타처리하며 7회말을 마쳤다.
8회말 1사에 등판한 마리아노 리베라는 9회말 필리스의 마지막 저항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팀 동료들과 나누었다. 시리즈 최종전에서 6타점을 몰아친 마쓰이는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615, 3홈런 8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동양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되었다. 뉴욕 양키스의 9년만의 월드시리즈 왕좌 복귀와 함께 2009 시즌 메이저리그가 끝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