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표팀 투타의 핵 이치로와 마쓰자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판단일 수도 있겠지만 일본 야구선수들은
큰 국제대회에서 패배하면 리벤지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리벤지.. 복수라는 단어입니다..
저는 리벤지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팀의 에이스 다이스케 마쓰자카입니다..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의 이승엽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배하게 됩니다.
경기가 끝나고 한국의 야구팬과 한국국가대표팀은 환호하고 있었을때, 당시 일본의 NHK는 경기가 끝난 직후 일본 대표팀의 마쓰자카, 그리고 3루수 나카무라 인터뷰를 중계했었습니다.
마쓰자카와 나카무라.. 두 선수 정말 말 그대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다음 시합에서 한국을 상대하게 되면 반드시 한국팀에게 리벤지하겠다는 발언을 하더군요..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도 일본팀에게 패배하면 이 일본선수들 처럼 눈물을 흘리며 복수하겠다고 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대표 선수들도 일본에 패배하면 분을 못 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언론등의 기사를 통해서는 마쓰자카처럼 울분의 목소리를 내거나, 패배의 눈물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하간 당시 화면에서 본 마쓰자카의 오열과 리벤지라는 단어는 인상이 깊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마쓰자카는 본선에서 진검승부를 할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스토리 전개는.. 다들 아시는 이야기입니다만,,
본선 리그에서 한국한테 또다시 덜미를 잡힌 일본은 2패를 기록해서 일본팀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멕시코가 미국을 잡아주어야만 하는 경우수가 있기는 했으나 당시 전력상 멕시코가 미국팀에게 이길 확률은 매우 희박했습니다. 본선리그 마지막 시합이었던 한일전은 일본과 일본대표팀 선수들한테는 준결 탈락을 결정짓는 시합으로 느껴졌습니다..
일본의 주장 이치로는 한국팀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에서의 패배가 자신의 야구 일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시합이었다고 말을 합니다. 마쓰자카 처럼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참담한 표정을 감출수는 없었습니다. 한일전 패배직후 일본대표팀 클럽하우스의 상황은 말 그대로 참담했다고 합니다. 일본 선수들 모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고 몇몇 선수들은 흐느껴 울었다고 합니다. 클럽하우스내의 일본팀의 모습.. 그림이 그려지죠?
경기장을 나온 이치로는 한국전 패배와 함께 일본팀이 탈락이 확정된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날 새볔까지 술을 대단히 많이 마셨다고 합니다. 이치로는 그 다음날 술때문에 멕시코가 미국을 이긴것도 모른채 잠을 자고 있다가 일본팀으로부터 전화를 받고서야 일본의 준결승 진출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필자는 그 때 이치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샌디에고로 이동해야 하는 일본대표팀 소집시간도 지키지 못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시드니 올림픽때 한국전에 패배하고 괴로워 하던 마쓰자카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필자 생각으로는 이치로도 이치로지만, 마쓰자카는 이번이 두번째이니, 어젯밤에 마쓰자카도 누구 못지 않게 눈물콧물 많이 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무실에서 그 광경을 상상하면서 혼자서 빙그레 웃었습니다.
이치로나 마쓰자카나 지난 대회에서 그 과정이야 어찌되었건간에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물리치고 초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한국팀에 대한 컴플렉스는 벗어났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치로나 마쓰자카가 본선리그 한국전이 있었던 그날밤을 잊을수 있을까요?
한일전 직후 에인절스 스타디움 클럽하우스에 일본팀 전원이 적막속에서 흐느껴 울던 그 악몽을 잊을수 있을까요? 남의 맘을 들여다 볼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두 선수는 잊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선수 모두 3년전 3월 16일 에인절스 스타디움에서의 한국팀에 패배한 그날밤..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었던 그 하룻밤을 잊을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팀 투타의 핵심인 마쓰자카와 이치로는 한국팀과의 시합에 나설때 어떤 선수들보다 더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에 나설 것입니다.
이번 제 2회 WBC 대회에서 한국국가대표팀이 일본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면 이치로와 마쓰자카에게 3년전 악몽의 밤을 데자뷰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것입니다..
한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