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월 9일 한국과 일본의 WBC A조 순위결정전에서 양팀은 1점차
의 피말리는 접전을 펼쳤습니다..
답답할 정도로 우직한 강공책만을 고집한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
과는 대조적으로 일본팀의 하라 감독은 8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메이저리그나 한국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
습니다.
MBC 의 허구연 해설은 8회 1사 상황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
는 일본의 작전을 "전형적인 일본식 야구" 라고 표현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대0으로 뒤진 상황, 8회초 1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내셔날 리그의 경우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보내기 번트를 하지만, 내셔날리그라고 해도 선발투수가 마운드에 있는 게임중반까지나 있을 수 있는 경우이지 1대0의 박빙에서 8회라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서 보내기 번트를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투수대신 대타가 타석에 들어서서 강공을 하게 됩니다..
메이저리그나 한국야구에서 8회 1사 1루주자를 두고 보내기번트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하더라도 점수를 내는데 더 좋은 효과만 있으면 못할 이유도, 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일본팀이 어제경기에서 8회 1사 1루주자상황에서 보내기 번트를 하는 것이 타당한지 알아보았습니다.
하단의 표는 세이버 메트리션들이 아웃카운트와 주자상황에 따른 한 이닝의 평균득점을 구하여 정리한 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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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웃 |
원아웃 |
투아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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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없음 |
0.511 |
0.272 |
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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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1루 |
0.896 |
0.536 |
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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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2루 |
1.142 |
0.682 |
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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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3루 |
1.405 |
0.944 |
0.36 |
어제 한일전에서 원아웃 상황에서 일본의 이치로가 한국의 류현진으로에게 중전안타를 치고 1루에 진출한 상황에서의 평균득점 기대치는 0.536점입니다.
한국은 류현진을 내리고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을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일본의 다음타자는 2번타자 나카지마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타율 .500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였습니다. 하지만 하라감독은 나카지마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습니다. 나카지마는 감독의 명령을 정확하게 시행했습니다. 2사 2루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일본은 원아웃 1루주자의 평균득점기대치 0.536점에서 투아웃 2루주자상황의 평균득점기대치 0.32점으로 하락합니다.
하라감독이 보내기 번트작전대신 타율 .500의 나카지마와 타율 350의 아오키에게 강공을 지시했으면 일본팀의 평균 득점기대치는 0.536쪽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더불어 하라감독의 번트작전은 메이저리그에서 81%의 도루성공률을 기록중인 이치로가 주자견제에 약점을 가진 사이드암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한 도루가능성도 차단시켰습니다.
하라감독은 게임종료시까지 5개가 남은 아웃카운트에서 1개를 보내기번트로써 소비하고 아오키의 타율 350에 기대를 걸었지만 아오키는 투수 앞 땅볼을 치며 이날 일본의 마지막 기회를 날리게 됩니다.
1대0의 박빙상황에서 8회초 1사 1루상황에서 나온 하라감독의 번트지시는 올바른 것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1사 1루주자 상황에서의 보내기 번트작전을 아주 싫어합니다. 게임 초반이나 중반이라면 감독의 특성을 존중해보자는 심리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지만 만약 8회 공격에서 이런 번트작전을 지시한다면 더 더욱 싫어합니다..
개인적인 결론을 내리자면 하라감독의 번트작전은 일본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가지고 왔으며 한국의 임창용과 수비진이 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수비에 전념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어제 경기에서 8회1사 1루 주자상황에서 보내기 번트를 지시한 하라감독의 작전이 허구연 해설이 말 한대로 전형적인 <일본식 스몰야구>인게 맞다면, 어제 일본의 패배는 전형적인 일본식야구의 실패가 중요한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 한,미,일의 야구스타일이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아웃카운트와 주자상황에 따른 득점기대치는 대동소이할것입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야구가 한국과 일본야구에 비해서 장타 생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평균기대득점치도 한국와 일본보다는 좀더 높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