鈍筆勝聰 (둔필승총) 아무리 총명하게 기억하여도 둔한 붓으로 기록 하여 둔 것보다 못 하다
제 2회 WBC 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하여 한국야구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렸으며 한국 대표팀은 대회 기간동안 한국인에게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한국대표팀은 대표팀 선수선발과정에서 주축선수인 박찬호와 이승엽등을 대표팀에서 제외해야 하는 어려움을 딛고 김인식 감독 이하 코칭 스탭의 시기 적절한 선수기용과 효율적인 작전, 그리고 선수들의 투혼으로 한국야구 역사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연장 10회 5 대 3으로 패배하여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대표팀의 선전에 격려와 박수를 보내지 않는 한국인은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은 WBC를 결산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입니다. 모든 스포츠중에서 야구는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기록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종목입니다.
일본과의 결승전 10회초 일본에게 우승을 내주어야 했었던 임창용과 이치로의 승부에 대해서 정확한 사실을 밝히고 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은 한국야구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에 대한 무게감을 인식하지 못하고 소홀하게 처리하는 것입니다.
김인식 감독은 임창용과 강민호에게 이치로와의 승부를 피하라는 작전 지시를 전달했다고 하고, 임창용은 작전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하면서 이치로와 승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오늘자 OSEN의 기사에서 강민호 역시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자신이 '김인식 감독의 작전 지시를 임창용에게 전달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에 대한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탓으로만 돌렸습니다.
" 모든게 내 탓이다. 임창용 선배님 잘못이라고 그러니까 마음이 편치 않다. 창용선배님과 함께 열심히 하려고 하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쉽지만 후회없는 경기였다. 내가 아직 부족해서 생긴 일 "
결국 한국야구사에서 가장 중요한 야구 경기에 대해서 남겨져야할 올바른 기록이 애매모호 해진것입니다.
10 회초 2사 1루 3루상황에서 한국대표팀은 1루 주자 이와무라에 대한 견제를 하지 않았습니다. 1루수 이택균은 이와무라 뒷편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고 이와무라는 포수 강민호의 송구와 유격수의 2루 베이스 커버없이 무관심도루로 2루로 진루를 했습니다.
무관심도루가 무엇인가요? 한국팀은 이와무라가 2루로 가도 상관이 없기 때문에 2루로 보냈다는 뜻입니다.
김인식 감독과 한국의 배터리 그리고 내야수간에 이치로와 승부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와무라의 2루 무관심도루를 허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임창용이 이치로와 정면 승부를 했다는 것은 무관심도루가 한국팀의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WBC 결승전 연장전에서 김인식 감독이 크나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임창용이 이치로에게 안타를 허용했을때 한국대표팀의 명장 김인식 감독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일본에게 1실점이 아니라 2실점을 선사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민호와 임창용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인식 감독은 한국으로 귀국한 이후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임창용에 대한 비난을 염려하며 임창용의 허물을 덮으려고 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인식감독이 제자를 염려하는 마음은 이해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와 임창용 그리고 강민호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것은 한국야구의 역사입니다. WBC 결승전의 역사는 한국야구역사에서 너무나 중요한 경기이며 이 경기에 대한 기록이 올바르게 남겨야 하는 것은 한국대표팀의 의무입니다.
저는 설사 강민호와 임창용이 김인식 감독의 지시를 무시하고 이치로와 정면승부를 시도했다고 하더라도 강민호와 임창용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임창용은 결승전 이전까지 한국의 선전에 공헌했고 한국대표팀은 임창용의 실수를 덮고도 남을만큼의 선전을 계속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인의 대다수는 강민호와 임창용이 결승전에서 어떠한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허물을 덮고 격려할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밝히지 않고 그들만의 비밀로 남겨두고자 하는 것은 한국야구의 역사에서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WBC 대회에서 한국야구대표팀은 선전에 선전을 거듭했지만 둔필승총의 지혜가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