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사이트에서 간혹 리드오프 이치로의 타점 생산력에 대한 토론을 할 때, 일부 야구팬들은 리드오프인 이치로의 임무가 득점이지, 타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틀린 말입니다. 리드오프의 주요 임무가 타점보다는 득점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지, 리드오프라고 해서 타점을 기록할 임무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8년간 AL의 1번타자의 162게임 환산 시즌 평균 타점은 66.5점이며, 이치로는 통산 연평균 58.6점의 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치로가 리드오프로서는 드물게 연평균 고의사구 16개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1번 타자들이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통산타율 333, 연평균 228개의 안타를 생산하고 있는 이치로가 리그 평균 1번 타자보다 타점이 적은 것은 매우 의아한 부분입니다.
이치로의 통산 주자 없을 때와 득점권상황의 타격 기록입니다.
주자 없을때 : 타율 333 장타율 439
득점권 상황 : 타율 340 장타율 421
이치로의 통산 두 가지 주자 상황의 유형별 안타를 동일 타수로 조정해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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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타 |
2루타 |
3루타 |
홈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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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 없을때 |
1062 |
155 |
49 |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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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권 상황 |
1149 |
123 |
34 |
45 |
똑같은 타수로 조정했을 때, 단타는 득점권 상황에서 더 많고 장타는 모두 더 적습니다. 이치로가 주자 상황에 따라서 배팅 스타일을 바꾸고 있으며, 득점권 상황에서 극단적인 단타 위주의 배팅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치로와 이번 시즌 아메리칸 리그의 평균타자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치로의 득점권 장타율 421에서 타율 340을 빼면 +81이 됩니다. 이번 시즌 아메리칸 리그의 득점권 상황의 평균 장타율은 421, 평균 타율은 268입니다. 장타율 - 타율은 + 153입니다. 09 시즌 아메리칸 리그의 평균 타자들의 기록이 이치로의 통산 기록보다 2배에 가까운 +72가 더 높습니다.
아래의 표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아메리칸 리그 타자들의 평균 득점권 상황에서의 타수 대비 타점 생산력과 이치로의 통산기록을 비교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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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타수 |
타점 |
타점 나누기 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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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
19781 |
7665 |
0.38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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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
19610 |
7735 |
0.3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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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
19503 |
7723 |
0.3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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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
19896 |
7982 |
0.4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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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
19304 |
7568 |
0.3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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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
19913 |
7930 |
0.39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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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
20368 |
8076 |
0.3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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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
19716 |
7763 |
0.3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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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
13182 |
5112 |
0.38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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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타자 평균 |
0.3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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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
1071 |
405 |
0.3781 |
이치로의 통산 득점권 상황타율이 340임에도 불구하고 타수 대비 타점 생산력은 AL 평균 타자들보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치로가 연평균 16개의 고의 사구를 기록하고 있어서 타점을 올릴 기회가 적지만, 고의 사구는 타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위의 기록과는 별개입니다. 삼진포함, 인플레이가 되었을 때, 이치로의 타점 생산력이 AL 평균타자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득점권 타석에서 이치로의 출루율 443이나 된다는 점에서, 타점과는 별개로 공헌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치로의 득점권 출루율이 높은 이유는 가치가 떨어지는 연평균 16개가량의 고의사구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이치로가 파워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추신수도 이치로가 파워가 있는 타자이지만 교타자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한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치로는 전체 타수의 22%에 해당하는 1회에만 역대 리드오프 3위인 30개의 리드오프 홈런을 쳐서 1회 기록한 이치로의 홈런비율을 전 타수에 적용한다면 연평균 16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투수친화적인 세이프코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매리너스 타자가 연평균 16개의 홈런을 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교타자는 절대로 기록할 수 없는 홈런숫자입니다.
그렇다면 일정 수준의 파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치로가 득점권 상황에서 극단적인 단타위주의 배팅 스타일로 타격을 하는 것은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치로의 통산 득점권 상황의 기록을 보면, 차라리 타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장타를 치는 것이 팀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3000타수 이상을 기록한 20명의 통산 3할타자들의 득점권 타석에서의 장타율 기록을 보면 11명의 3할타자는 주자 없을 때보다 득점권 상황에서 더 높고 9명의 3할타자는 낮습니다. 9명의 타자들은 이치로처럼 득점권 상황에서 장타보다는 정교한 배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치로보다 타수당 타점 생산력이 낮은 타자는 득점권 타율 310을 기록한 플라시도 폴랑코 한타자밖에 없으며 이치로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30포인트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두 타자의 162게임 환산 타점은 1점미만의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이번 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 326. 장타율 384을 기록하고 있는 이치로는 득점권 상황에서 28개의 안타로 24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첫 게임에서 친 만루홈런 4타점을 제외하면, 두개의 2루타와 25개의 1루타, 합 27개의 안타로 20타점만을 생산해 낸 것입니다.
이치로가 통산 득점권 타율 340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단타위주의 배팅 스타일로 인해서, 통산 162게임 환산 타점이 59점밖에 되지 않는 것은 이치로 야구의 단점이며 이치로의 야구기록에서 평가절하 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