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상실한 조지마 180억 포기, 일본 복귀

메이저리그 2009. 10. 20. 09:30 Posted by 쏘왓의 야구블로그

[쏘왓의 야구블로그]

메이저리그 최초의 동양인 포수인 시애틀 매리너스의 캔지 조지마가 현지 시각 10월 20일 성명서를 통해서 남은 2년 계약을 파기하고 일본 프로야구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2008년 4월 3년간 2400만불의 연장계약을 맺은 조지마는 2010년 770만불, 2011년 810만불 합 1580만불의 잔여계약을 포기하고 옵트 아웃을 선언했다.


조지마가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끝내고 일본프로야구로 복귀하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보다 팀내에서 주전포수로서의 입지를 상실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번 시즌 조지마는 두 번의 부상으로 71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47, 출루율 296, 장타율 406, OPS 702라는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조지마가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일본 복귀를 선택한 이유는 타격성적보다 팀 내 주축 투수들이 조지마와 배터리를 이루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동양인 포수로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캔지 조지마가 결국 아쉬움을 남기고 스스로 일본복귀를 선언한 과정을 살펴보았다.


공수 양면에서 일본 최고의 포수


다이에 호크스(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전신)의 포수였던 켄지 조지마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공수 양면에서 최고의 포수로 인정받았던 선수였다. 조지마의 명성은 그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기 전에도 한국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을 만큼 대단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타율 299 출루율 360 장타율577을 기록한 조지마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3번의 +30홈런과 2번의 +20홈런을 기록한 슬러거였다. 2번의 +20 홈런도 115, 116경기에서 기록했었고 2004년에는 116경기에서 타율 338, 장타율 655, 36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한 포수였다.


조지마는 타격뿐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탁월한 평가를 받는 선수였다. 22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으로 도루 저지율 1위를 기록한 조지마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 연속으로 골드 글러브를 수상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전 조지마는 명실 상부한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공격과 수비를 모두 겸비한 거물 포수였다. 조지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초대형 거액 제의를 거절하고 2005년 11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3년간 총액 1650만불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포수가 된 조지마의 빅 리그 도전과 성공여부는 한, 미, 일 3개국의 관심사가 되었다.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적응기와 매리너스의 3년 연장계약.

2006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조지마는 루키시즌을 순조롭게 보내며 동양인 포수의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이적 첫해 조지마는 타율 291, 장타율 451, 홈런 18, 76타점, AL 신인 포수 최다안타기록도 수립했다. AL 최고의 투수친화적인 구장이자, 우타자가 홈런을 치기가 매우 힘든 구장인 세이프코 필드에서 타율 270 홈런 6개 원정경기에서는 타율 307, 홈런 12개를 기록함으로써 그의 타격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다.

2007년 타율 287, 장타율 433, 홈런 14개, 61타점을 기록한 조지마는 루키 시즌에 비해서 타격기록이 약간 저하되었지만 시애틀 매리너스는 포수로써 수준급의 타격을 기록한 조지마와 2008년 시즌 초반기인 4월 25일, 총액 2400만불의 3년 연장계약을 맺었다. 시즌 초반 조지마가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기는 했지만 매리너스가 조지마와 연장 계약을 맺을 당시의 상황으로써는 매리너스와 조지마와의 3년 연장계약은 별다른 무리수가 없어 보였다. 2년간의 타격 성적을 보았을 때 시즌 초반 20경기에서의 부진은 단순한 타격 슬럼프로 보였다.


조지마와의 배터리를 거부하는 매리너스의 주축 투수들


그러나  조지마는 계약이후에도 타격 부진이 시즌 내내 계속되었고 2008년 타율 227, 출루율 277, 장타율 332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문제는 타격에서뿐만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선발투수 제로드 워시번이 언론매체의 인터뷰에서 조지마의 포수리드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불만을 드러냈으며, 워시번의 뒤를 이어 매리너스가 다수의 유망주를 내주고 볼티모어 오리올스로부터 트레이드한 에릭 베다드도 조지마와 배터리를 이룬 두경기에서 2 패를 기록한 이후, 조지마와의 배터리를 이루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팀의 주전 포수와 단 2경기 호흡을 맟춘 이후 배터리를 이루지 않겠다는 베다드의 선언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였으며 이후 조지마의 팀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작용을 하였다.

2008 시즌 조지마가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등판한 투수들의 방어율(CERA)은 4.58, 백업 포수인 제이미 버크는 3.05를 기록했다. 매리너스 투수들이 주전포수인 조지마가 출장한 경기에서 보다 백업 포수 버크가 출장한 경기에서 더 좋은 피칭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조지마의 투수리드에 불만을 표시한 투수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게 된 것이었다.


2009 시즌 팀내 주전 포수 입지 상실.


이번 시즌 싸이영상에 도전할만한 성적을 남긴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조지마와 배터리를 이룬 5경기에서 28.2이닝, 23실점을 기록했고, 타이거스로 이적한 제로드 워시번은 3경기에서 17이닝, 12실점, 에릭 베다드는 2경기에서 10.2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커리어 최고 시즌의 기량을 보여준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워시번이 조지마와 배터리를 이룬 경기에서만 대량 실점을 한 것은 그동안 매리너스 투수들이 조지마의 투수리드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재인식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고, 6월 25일 조지마가 시즌 2번째 DL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펠릭스, 워시번, 베다드 세 투수는 선발등판시 백업포수 롭 존슨과 배터리를 이루었다.


매리너스의 주전포수이지만 주전 포수라고 할수 없는 상황에 처한 조지마는 팀의 주축선발투수들이 자신을 거부하고 백업 포수들과 배터리를 이루어 출전하는 경기를 덕아웃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조지마는 6월 25일 이후, 팀의 4, 5선발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만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이상한 주전포수가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조지마는 2009 정규 시즌이 끝나자 결단을 내렸다. 조지마 개인으로써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는 매우 힘든 결정이었음이 틀림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내의 조지마의 입지를 보았을 때 그가 일본복귀를 선언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시애틀 매리너스 입장에서도 조지마의 옵트 아웃 선언으로 2년간 1600만불의 여윳돈이 생기게 되어, 오프 시즌 FA 선수 영입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2006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조지마는 메이저리그 4년간 462경기에서 통산 타율 268, 출루율 310, 장타율 411, OPS 721,  48홈런 198타점을 기록을 남겼다. 비록 일본프로야구로 복귀하는 조지마의 모양새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최초의 동양인 포수가 일본의 켄지 조지마라는 사실은 영원히 메이저리그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조지마의 4년간의 메이저리그 여행은 끝났지만 그의 도전정신은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나의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심사숙고 끝에 일본으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하는 4년간의 훌륭한 경험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팀 동료들과 훌륭한 코치와 함께한 4년간은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나는 나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기회를 준 매리너스 구단에 대해서 영원히 고맙게 생각할 것입니다. 프로선수로서나 개인적으로서나 이번 결정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내가 모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나는 시애틀 매리너스 팬들과 그들의 친절한 성원에 대해서 그리워 할 것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 시애틀 타임스, 켄지 조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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